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그동안 하프코스 3번, 풀코스 3번을 뛰면서 한번도 포기한 적은 없습니다.
춘천에서도, 작년 중앙일보 마라톤에서도 교통통제가 끝나고도 기어이 걸어서라도 완주를 했었습니다.

이번 대회 준비를 못해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25킬로미터 반환점까지 잘 돌아서, 완주를 걱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마의 30킬로

정말 한걸음이 떼어 지지가 않고, 갑자기 허벅지에 쥐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정사임당 "꼭 할 수 있지!"
해동공자 "아빠! 파이팅"
 
두 사람 아침 인사가 귀에 맴돕니다.
다시 뛰어보려 했지만...

32킬로에서 멈추었습니다.

 이 상태로... 10킬로를 더 가기는 불가능하다.
 이러다가 진짜 달리기를 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진짜 프로는 엄홍길 대장처럼 정상을 눈 앞에 두고도 돌아선다
 완주는 이미 3번이나 하지 않았나?

포기를 결심하면서 합리화하는 100가지 정도의 생각을 시리즈로 했습니다.

일단 포기를 결정하고 버스를 탔습니다.

어디서 잘 못 되었을까?

곰곰히
곰곰히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의외로 결론은 간단하게 딱 8자였습니다.

덜 뛰었고, 더 먹었다. (필요한 것 보다 덜 뛰었고, 필요한 것 보다 더 먹었다.)

실패를 정당화하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진정한 실패의 원인은 의의로 심플합니다.

다음 마라톤은

더 뛰고, 덜 먹고...

아주 간단한 성공원리를 따라야겠습니다.
간단한 실패의 원인처럼, 성공의 원리도 의외로 간단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원인분석과 대단한 대책보다는
명쾌하고 간단한 실천이 우리를 승리하게 할 거란 생각입니다.


2007년 춘천마라톤, 20008년 중앙서울마라톤에 이어 3번째 풀코스 도전으로
지난 주말에 MBC 한강마라톤에 출전했습니다.

지난 2번의 대회 모두 완주에 의의를 두어 사실 기록은 제한시간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이번 마라톤은 5시간 페이스메이커를 꾸준히 따라가서 5시간을 조금넘는 기록으로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가벼운 발부상으로 훈련을 하지 못해 걱정했는데, 무사히 완주를 했습니다. ^^

인생은 마라톤으로 많이 비유됩니다. 
제가 마라톤을 하며 배운 점이 몇가지 있습니다.

1. 마라톤 승부는 이미 출발선에서 결정되었다.
   인생도 시험이든, PT든, 협상이든 그 순간을 준비한 과정에 의해 이미 승부가 결정된다.


마라톤은 정직한 운동입니다. 오직 훈련만이 기록에 영향을 줍니다.
경기는 시작하지 않았지만 그 사람이 훈련시간, 훈련강도가 이미 기록을 결정합니다.
의지로 완주는 할 수 있겠지만, 절대 적절한 훈련없는 기록향상은 없습니다.
마라톤이든 인생이든 오직 훈련으로 준비하는 자만이 승리할 수 있습니다.

2. 마라톤에 요행은 없다.
   인생도 요행은 없다.

마라톤만큼 운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는 운동은 없습니다.
운이 좋아 잘 뛰어지는 경우는 없습니다.
야구의 에라, 탁구의 엣지, 복싱의 럭키펀치 같은 운이 마라톤에는 절대 없습니다.
인생이 운에 달려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성공하지 못합니다. 인생은 언제나 공평한 게임이라고 일찍 인식한 사람들이 성공의 번열에 오르는 것 같습니다.

3. 마라톤에서 한번 그룹에서 쳐지기 시작하면, 따라잡기가 너무 힘들다.
   인생에서도 한번 쳐지기 시작하면 따라가기 힘들다.  

마라톤에서 같은 실력의 사람들과 그룹을 지어 뛰다가 한번 쳐지면 거의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따라 잡으려면 정말 악착같이 그 그룹을 따라가야 합니다.
인생에서도 주요한 변곡점에서 기회를 놓치고 쳐진 사람들이 앞서가는 사람들을 따라가려면 정말 불굴의 노력이 있어야 가능할 겁니다.

4. 마라톤에서 오버페이스는 자멸로 가는 지름길이다.
   인생에서도 분수를 모르고 까불면 값비싼 댓가를 치룬다.

초보마라토너가 범하는 제일 흔한 실수는 오버페이스입니다.
사실 초반에 누가 빨리 못뜁니까. 그 페이스로 42킬로를 뛸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역량에 맞는
속도와 보폭으로 뛰는 것입니다.
인생에서 한두번 성과는 누가 못냅니까? 지속적으로 의미있는 성과를 내는 것이 어렵지요.
한두번 잘 풀린다고 까불다간... 바로 후송버스로 완주의 기쁨도, 기록도 없이 돌아오게 됩니다.

5. 마라톤에서 누군가 같이 뛰어 줄 수는 있지만, 대신 뛰어줄 수는 없다.
   인생도 어느 구간에는 친구도 있고, 동료도 있지만 결국은 혼자 가는 것이다.


마라톤은 철저하게 개인 운동입니다. 사실 팀웍이라는 말이 있을 수도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들 동호회도 만들어서 함께 뛰고, 페이스메이커를 따라 그룹을 만들어 뛰기도 합니다.
하지만 같이 뛸 수는 있어도 대신 뛸 수는 없습니다. 친구와 함께 뛰더라도 내가 힘들면 조용히
빠지는 게 마라톤의 예의입니다. 인생도 마찬가지 입니다.

6. 마라톤에서 막판 12Km는 그전의 30Km보다 힘들다.
   인생도 어떤 일이든 Closing, 마무리가 힘들다.

마라톤은 2개의 Race라고 합니다. 30Km까지 한 개와 그 이후의 한 개... 저같은 초보 마라토너에게 30Km는 그야말로 벽입니다. 30Km가 되면 어디 벽을 밀면서 뛰는 기분입니다. 30Km까지 뛰는 것도 힘든데, 앞으로 12Km가 남았다는 사실이 더 힘듭니다. 그 스트레스를 이겨야만 완주의 기쁨이 있습니다.  
인생에도 75%까지는 아무나 합니다. 90%는 소수의 사람들이 합니다. 98%, 100%는 정말 극소수의 사람들만 합니다. 룰은 사실 그 사람들이 만들지요. 나머지는 룰에 따라 살고...

7. 마라톤 완주는 포기하지 않는 자의 의지에 대한 선물이다.
   인생의 크고 작은 성공의 공통 요인은 포기하지 않음이다.

마라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음입니다. 속도도 기술도 근력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목표가 완주라면 포기하지 않으면 됩니다. 하지만 마라톤은 포기하지 않음을 너무나 힘들게 합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프로젝트, 도전, 일, 사랑 포기하거나 적당히 타협하지 않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저앉고 싶어도 아픈 다리 끌고 뛰고,
뛰는게 너무 힘들면 걷고, 
걷는 걷도 힘들면 스트레칭하고 잠시 쉬고, 
포기하지만 않으면 결국 완주할 수 있습니다. 

장황하게 느낀 점을 썼습니다.

마라톤을 통해서든
일을 통해서든
등산을 통해서든
책을 통해서든
아이를 키우면서든
블로그를 하면서든

우리는 매일매일 더 성장하고 더 배워야 합니다. 

지금까지 마라톤을 하면서 배운 딱 한가지는 "포기하지 말자"입니다.



순위 참가번호 성 명 성 별 참가부문 기 록 Start End
 1233  1353  안성민  남자  F  05:01:36  09:06:37  14:08:12


당신은 어떤 카운트다운이 있습니까?

분류없음 2009/04/15 13:06 Posted by 격물치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가 인터넷을 접속하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화면입니다.
구글i를 쓰면서 설정해 놓은 카운트다운들이지요.

MBC 한강 마라톤이 이제 11일 남았습니다.
11일 후면 이 카운트다운은 없어질 겁니다.

제가 만40이 되는 날이 이제 1050일 남았습니다.
1050일 후면 이 카운트다운도 없어질 겁니다.

쾌도난마 2009년이 이제 260일 남았습니다.
260일 후면...

어쩌면 인생은 하나 하나 없어지고, 만들어지는 수많은 카운드다운인지 모르겠습니다.

마라톤 같이 구체적인 이벤트로 만마흔, 올해 남은 날 카운트다운을
바꾸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내 회사 설립, 체중 70kg 같은 것들이겠지요.

아주 구체적일 때만 진정 카운트다운이 의미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마음속에 어떤 카운트다운이 있습니까?

중앙일보마라톤, 완전 꼴찌 완주기

분류없음 2008/11/07 23:54 Posted by 격물치지

작년에 처음으로 춘천마라톤을 완주했습니다.
의암호 강변을 뛰며, 힘겹게 싸우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이제는 풀코스를 한번 경험한 지라, 올해는 당당하게 중앙일보 마라톤을 신청했습니다.
작년에 거의 6시간에 걸쳐 3시간은 뛰고 3시간은 걸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5시간을 목표로 훈련계획을 잡았습니다. 그... 러... 나... 역시 계획은 계획일뿐...

10월 중순이 되도록 체중감량은 못했고, 중간중간 과음에, 요즘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회사의 복잡한 일들... 평일날 시간내기는 정말 힘들고... 주말도 가족과 보내느라, 저만의 훈련스케줄을 소화하기 힘들었습니다.

회사후배: 팀장님 포기하시죠?
정사임당: 여보, 잘 못하면 다리 나가버린다.

주말에 한 번 시간내서 뛰어보아도... 5시간은 무리다 싶습니다. 그... 래... 서...
목표 수정, 최저의 스피드로 끝까지 걷지 말고 뛰자. 5K를 40분에, 그러면 40Km를 5시간 20분에 뛰고 좀 여유있게 가면 5시간 40분에 완주... 거의 완벽한 실행계획입니다. 

출발점
출발점을 찾아 헤매이다가, 폭죽소리를 듣고 출발했습니다.
다들 헐레벌떡 열심히 뜁니다. 나를 휙휙 앞서가는 많은 실력자들과 그보다 더 많은 초보자들입니다.
속으로 "그런 속도로 얼마나 뛰나 보자"하며 천천히 여유있게 나만의 페이스로 달렸습니다.
서울 강남의 도로를 막고 점령하며 달리는 기분이란...

경찰차
주변의 앞서가는 사람을 아랑곳하지 않고, 나만의 페이스로 달리는 기분은 정말 좋습니다.
그렇게 신나게 달리고 있는데, 8K 쯤 갔을 때 뒤에서 요란한 소리가 나서 뒤돌아 보니, 경찰차...

"이미 제한시간을 초과했습니다. 인도로 올라가세요"
(전경들에게) "야! 사람들 올려!"
"거기 걷는 아저씨들 뒤에 버스타고 오세요"

하프까지 포함하면 거의 10번정도를 마라톤을 했는데. 이런 취급은 처음입니다.
8k부터 인도로 뛸 생각에...
차량통제가 되지 않으면 횡단보도에서 기다렸다가 뛰어야 한다는 생각에...
무리하게 5시간 맞추다가 정말 무릎 나가버릴 것 같다는 생각에...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비타협
그렇게 경찰차, 대회운영차량 후미2호와 함께 30K까지 뛰었습니다.
뛰는 것도 힘들었지만 내 주로에 차들이 생생달리고... 25K부터는 대부분 사람들이 포기해서 앞으로 뒤로 뛰는 사람도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버스에 올라타는 많은 러너들을 보며 마음이 약해지기도 했지만, 오히려 절대 버스타지 않겠다는 서슬퍼런 각오도 더 하게 되었습니다.
아저씨 경기 끝났어요! 버스타고 가세요!
이제 차 통제해서 길도 없어요!

난 나의 길을 간다. 넌 너의 길을 가라.
난 기록과 싸우는 것도, 순위와 싸우는 것도 아니다. 난 나와 싸우는 것이다.

포기없다.
30K가 지나자 이젠 급수대에 물도 없습니다. 운영요원들은 다들 짐 챙기고...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할 수 없지! 그때부터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35K쯤 왔는데... 아뿔사! 수서역에 왔는데... 고가로 가야 공식주로로 갈 수 밖에 없는 길이 나왔습니다. 같이 걷게 된 동지와 정말 오기 하나로 고가의 중앙선을 따라 걷고... 길 가다가 신호 걸리면 걷고... 계단은 힘들어서 무단횡단도 하며...

드디어
잠실 종합운동장에 들어왔습니다. 시계는 6시간을 향해 달려가고, 마라톤을 마치고 막걸리 한 잔한 아저씨들이 걸어오는 우리를 보며 박수를 치기도 하고, 트랙을 도는 데는 몇몇 사람들이 손을 흔들어 줍니다. 춘천 때도 6시간에 들어왔지만 내 뒤에 수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교통통제를 칼 같이한 서울깍쟁이 대회에는 내 뒤에 들어온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마지막 피니쉬라인을 지날 때가 건타임으로 6시간... 대회관계자는 저를 마지막으로 시계를 내렸습니다. 중앙일보 마라톤 공식 꼴찌로 완주했습니다.

교통통제만 아니면 30분은 일찍 들어왔을텐데... 

메달 받고, 트랙에 한번 누웠습니다.
그리고 집에 전화 한통... 그 기분...
지금도 가슴뜁니다.
기록도 좋지 않고, 순위도 꼴찌지만 집에 가서 정사임당과 해동공자에게 할 말이 있습니다.

난 포기하지 않았다고...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그렇게 꼴찌의 가을전설은 깊어갔습니다.








가을의 전설 춘천마라톤, 꼴찌 완주기

분류없음 2007/10/29 18:37 Posted by 격물치지

전설
우리 아이의 탄생은 우리에게는 신화이다. 우리 가족의 여행은 우리에게는 역사다. 그리고 우리의 도전은 우리에게는 전설이다. 작은 도전이든 큰 도전이든... 춘천마라톤을 도전한 그 모든 사람들에게도 2007년 10월 28일은 역사이고, 전설이다.

그들의 도전
병든 어머니를 휠체어에 모시고 완주한 청년의 도전도, 사고로 다리에 철심을 박고 3시간대로 완주한 아저씨의 도전도, 심하게 다리를 저는 장애우의 도전도, 76세 최고령 할머니의 도전도, 아이이름과 '수능대박'을 쓴 플랭카드를 붙이고 달리는 많은 부모들의 도전도, 춘천마라톤은 가을의 전설이었다.
 
나의 도전
하프마라톤은 3회 정도 뛰어보았다. 풀코스는 항상 마음속 동경으로 있어 도전을 했다. 나의 목표는 시간이 아니었다. '완주' 그 자체가 나의 지상과제였다. 2007년 마지막날 올해에 이룬 성취로 마라톤 풀코스 완주라고 한 줄 적어도 올해는 충분히 보람있으리라. '체중을 많이 줄이지도 못했는데..' '훈련도 잘 소화하지 못하고...' 나에 대한 반신반의도 있었지만, 우리아들의 "아빠! 꼭 이기구와" 응원에 다시 힘을 내고 경기장으로 갔다.  

처음 20킬로미터
날씨도 좋았다. 기분도 좋았다. 발걸음도 가벼웠다. 처음 오르막길에는 좀 힘들었지만 이후, 의암호를 바라보고 뛰는 기분이란... 고함도 지르고, 모든 카메라 앞에서 내 모습은 당당했다. 자신이었다. 오버페이스를 경계하며 나만의 페이스로 진행을 했다. 단풍이 물든 의암호 강변을 달리며 내 의지는 붉은 단풍처럼 뜨거웠고, 내마음은 푸른 강물처럼 시원했다.

20킬로미터에서 30킬로미터
20킬로미터를 지나니 자신감이 더 했다. 이대로 뛰면 5시간안에도 들어갈 수 있으리라. (나의 내심 목표는 5시간) 5시간 페이스메이커를 따라 뛰었다. 좀 페이스가 빠르다고 생각했지만 나의 마음은 나의 능력을 앞서고 있었다. 그러다 25킬로미터, 오른 무릎이 아프기 시작했다. 그 순간 들리는 소리 "아픔을 참고 한 5킬로미터 뛰면, 마비가 되어 편안해져", 그말을 믿고 뛰었다. 그렇게 30킬로미터까지 뛰었다.

30킬로미터에서 완주까지
30킬로미터까지는 잘 뛰었다. 약 3시간 반... 나머지 12킬로미터를 1시간반에만 뛰면 5시간도 가능하다. 그리고 발걸음을 내 딛는데... 뛰어지지가 않는다. 오른 무릎의 통증이 심하다. 32킬로미터에서 처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리곤 2시간 반을 걸었다. 배 고프고, 날은 추워지고, 다리는 아프고, 걸어가는 모습이 패잔병의 모습이고...

내 인생에 이렇게 힘들고, 멀고, 어려운 길은 처음이다. 마라톤은 32킬로부터 시작이라는 말도 있던데... 길에 누은 사람들, 오토바이에 후송되는 사람들, 엠블란스에 실려가는 사람들, 쥐가나서 넋놓고 앉아 있는 사람들... 나도 다리도 풀고, 수지침도 맞고, 앉았다가 일어서고, 절뚝거리며 걸었다. '앞서 간 많은 사람들의 승리가 나의 패배는 아니다. 나는 나의 경기에서 승리할 것이다. 빨리가서 가족들과 닭갈비 먹어야지'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그렇게 2시간 반을 갔다.

가족상봉
이제 경기장, 뛰고 싶었지만 다리가 아파 뛸 수가 없었다. 이제 다 끝났다 싶을 때 누가 내 길을 막았다. 내 아내와 내 아들... 아들이 내게 달려왔다. 그들이 있었다. 나와 함께하는 그들이 있었다. 경기장을 한 바퀴돌고 그들에게 갔다. 그렇게 난 생애 첫 마라톤 완주를 했다. 나는 꼴찌그룹이었지만... 나중에는 걸었지만... 나와의 경기에서 승리했다. 내 의지와 그들이 있다면 무엇을 못할 수 있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달려오는 안수현... "아빠는 왜 걸어? 그래도 이긴거야?"


느낀점
마라톤은 인생 그 자체인것 같다. 누구도 내길을 가 줄수도 없고 쉽게 해 줄수도 없다. 오로지 내 체력과 의지로 맞서는 투쟁이다. 많은 사람이 경기는 하지만 링에는 나만 있다. 내 의지, 체력의 한계와 싸우는 나만 있을 뿐이다. 한계와 싸우는 싸움이라면 기록이 순위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한계와 싸우는 그 자체가 승리인 것이다. 작은 승리지만 승리의 경험은 내 아픈 다리에 녹아 있을 것이고, 내 심장에 아로 새겨져 있을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꼴찌 챔피언

하루키 마라톤 예찬

분류없음 2007/10/25 13:16 Posted by 격물치지
춘천마라톤이 이제 3일 앞이다. 

마라톤 풀코스 도전은 정말 나에게는 큰 도전이다.
게으르고 술, 담배는 달고 살며 뚱뚱한 내게 (지금 담배는 끊었지만) 마라톤은 어울리지 않는다. 커피 한잔 들고, 담배 물고 당구큐대를 잡고 있는게 포카카드를 잡고 있는 게, 사실 더 어울린다. 대포집에서 대포집으로 새벽 고주망태가 되어 집에 들어 오는 내 모습이 더 어울린다.

나를 좀 바꾸고 싶다.
나와 어울리는 방법으로는 나를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담배를 끊고, 달리기도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마라톤 풀코스 출발선에 서기로 했다.

담배를 끊을 때의 그 결심으로
나는 출발선에 설 것이다.

내가 싫어하지만, 내심 사랑하던 게으른 예전모습에서
꿈을 꾸면서도, 의심하며 세상 욕하던 나약한 예전모습에서
계획은 계획일 뿐이야 하던 냉소적인 예전모습에서
멀리 멀리 떠날 것이다.

그리고,
나와 내 가족의 꿈을 향해 달려갈 거다.
내 의지의 승리를 향해 달려갈 거다.
내 한계를 향해 달려갈 거다.

아래는 하루키가 쓴 글로 내가 아는 최고의 마라톤 예찬이다.

나는 전업작가를 선언한 32세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 이전까지 나는 하루 60개피 이상의 담배를 피워대는 헤비스모커였으나,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담배를 끊었다. 1천장의 소설을 일 년쯤 걸려서 쓰고 다시 그것을 10번이건 15번이건 처음부터 고쳐쓰는 것이 나의 소설 작업인데, 그 과정이란 정말 머리 속이 하얗게 느껴질 정도로 힘들고 고된 작업이며 대단한 체력과 인내력이 요구된다. 모처럼 소설가가 되었으니 끝까지 해낼 수밖에 없다고 작정한 그 무렵에, 그렇다면 체력과 인내력을 키우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모색했다. 그것이 달리기였다.

지난 16년 동안 나는 일주일에 엿새, 하루 평균 한 시간 정도, 쉬지 않고 달려왔다. 일년동안 달리기를 쉰 날은 불과 며칠 되지 않을 것이다. 제법 바쁜 인기작가로서 하루도 빼놓지 않고 달릴 수 있는 비결은 하루를 아예 23시간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어느 날은 달리고 싶지 않은 날도 있다. 그러나 뛰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습관을 들이면 그런 날도 달릴 수 있다. 인생의 고통에 비한다면 하루 10km 달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 그리고 사실 달리면서 고통이 아닌, 즐거움을 느낀다.

정기적으로 운동을 시작하면 그때부터의 체력이 그대로 유지된다. 나의 경우는 33세에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50대에 접어든 지금도 그때의 체력이 유지된다고 생각한다. 순발력은 나이가 먹으면 어쩔 수 없이 떨어지지만 체력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달리기는 빨리 시작할수록 좋다.

작가의 일이란 집중력과 지구력이라는 동전의 양면으로 이루어진다. 가령 4년을 걸려 쓴 작품이 있다고 할 때 그 4년 동안 매일 쓰는 것은 아니고 약 석달을 집중적으로 빼내고(글을) 다른 일 조금 하는 체 하다가 다시 석달을 틀어박힌다.
실은 그 석달 안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보통 2주 동안이다. 대부분의 모든 것이 그 2주 동안에 정해진다. 그 2주간의 시점에 도달하기 위해서 그 이전의 두달 반이 필요한 것이다. 이때에는 매일매일 책상 앞에 앉아서 뭐든지 좋으니까 계속 쓴다. 기분이 내키지 않든, 힘들든, 즐겁든 그냥 쓴다. 새벽 4시부터 점심 때까지 계속 쓰다보면 어느날 '들어가고 싶은 바로 그 곳'(정확히 옮긴다면 하루키는 '가버린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에 도달하게 된다. 결국 지구력이 뒷받침되어야 집중력이 생기는 것인데, 이것은 장거리 달리기와 매우 흡사하다.

20대나 30대에는 원고 마감이 닥쳐야 밤을 새워 몰아쓰는 때도 있었으나 40, 50대가 되면 그런 파워는 떨어진다. 마치 홈런 타자의 타구가 어느 날 펜스 앞에서 떨어지거나 평범한 외야 플라이가 되는 때가 오는 것이다. 아주 희귀한 천재가 있다면 그렇지도 않겠지만 나는 그런 천재가 아니니 그런 파워를 유지하는 것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만들어놓자고 계획했다. 두달 반 정도 그 동안 열심히, 또박또박 하고 있으면 2주간의 중요한 시기가 온다는 시스템인데, 그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육체적인 힘이 필요하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할 때는 소설가란 그런 일을 하면 정작 글은 쓰지 못할 것이란 충고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거꾸로 건강하면 건강할수록 자기 안에 있는 불건강한 것이 나온다고 믿는 편이다. 소설은 불건강한 것인가? 틀림없이 나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독이 없으면 소설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그 독을 꺼내기 위해서 몸 자체는 건강해야 한다. 달리 표현하자면 소설은 자기 안에 숨어있는 짐승을 꾀어내는 작업이다. 그 때 체력이 없으면 그 짐승이 소설가 자신을 잡아먹을 것이다.

물론 문학사에는 랭보, 다자이 오사무, 아쿠다가와 류노스케처럼 그 독, 그 짐승과 더불어 일상을 산 이들도 있긴 하지만, 그들의 작업은 오래 가지 못했다. 나는 일찍 죽거나 자살할 생각은 전혀 없으니, 좋으나 싫으나 장거리 러너(Runner)일 수밖에 없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마치 자신 안의 깊은 곳에 샘이 있어 그 물을 매일 길어와야 하는 작업이다. 매일매일 기어내려가 물 한 바가지 푸고 다시 올라오는 시지프스적인 노동을 계속하다보면 앞에서 말했던 마지막 2주간의 중요한 시기, 곧 '들어가야 할 곳'에 이르는 때가 온다. 그 때는 기어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원하면 이미 몸과 정신이 그곳에 옮겨져 있는 때이다. 그런 초자연적인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매일매일 부지런히 내려갔다가 올라와야 한다. 그것이 조건이다. 나는 인간의 정신과 육체는 서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예를 들면 이가 아프면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다. 육체적인 훈련이 결여된 정신 일변도의 수련이나, 또는 그 반대의 경우이나 모두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지금과 같은 정보 과다의 시대는 정보가 많은 만큼 가치 기준도 다양해서 우리로 하여금 무엇이 옳은 것은지에 대한 판단을 어렵게 만들곤 한다. 바로 그래서 나는 앞으로는 육체에서 비롯되는 자연스러운 윤리성을 따르는 것이 중요한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야성의 지적인 복권이라고나 할까. 이 때 중요한 것이 몸이 말하는 것에 대해 지성이 얼마나 균형된 감각으로 귀를 기울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지난 16년 동안 달리면서, 그리고 16번의 풀 마라톤을 포함한 여러 달리기 대회의 경험을 통해서 나의 몸매, 스타일, 식생활,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문체까지, 많은 것이 바뀌었다. 변하는 몸을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마치 사춘기의 여자애가 거울 앞에 서있는 느낌과 비슷하다. 보기 싫은 군살이 없어지는 것을 보는 것은 누구에게나 즐거운 일일 것이다. 문체로 보자면 무엇보다 호흡이 길어졌다는 점이 달라졌다.

20여년 전, 재즈 카페를 하면서 음악의 리듬에 바탕을 둔 글을 쓸 때와는 완전히 다른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4비트에서 8비트, 16비트까지 음악적인 리듬이 있는 문체가 나쁘다는 아니다. 다만 음악의 리듬에 토대를 둔 글은 긴 글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할 뿐이다.

최근에는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를 시작했는데, 그 이전(96년)에 100km 울트라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다. 상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 그러나 역시 즐겁고 좋았다. 아침 5시에 시작해 저녁 때까지 달리다보면(기록은 11시간 42분) 어느 지점부터 자연스럽게 사고가 달라진다. 가령 60km 지점까지는 평소의 페이스로 담담하게 달릴 수 있었는데, 그 이후부터는 사고가 바뀌어져야만 달릴 수 있었다.

사고를 바꾸고 싶어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냥 바뀌어진다. 이때부터는 더 이상 다리 힘만으로는 달릴 수 없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그때부터 온몸의 다른 부속품들이 다리를 커버하고 나서기 시작했다. 마치 '힘을 내라, 우리가 대신해주겠다'라고 다른 부속품들이 다리에게 외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 달리다보니 이렇게 좋은 느낌도 있구나 하는 그런 경험이었다. 그때를 넘어 85km를 지나면서는 거짓말처럼 고통이 사라지고, 다 지나갔구나, 넘어왔구나 하는 느낌 뿐이었다.

골인했을 때의 느낌은 정말 놀라운 것이었다. 설명할 수 없지만, 이 경험이 반드시 미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걸 느꼈다. 말하고 나면 차라리 가벼워질 것 같은 묵직한 감동이었다.

가끔 달리기 예찬을 할 때면, "신체 장애가 있고 스포츠를 못하는 사람도 좀 생각하라"는 지적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러나 나는 거꾸로 건강한 몸을 갖고 있으면서 그것을 무신경하게 함부로 다루고 있는 사람이 보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해(98년) 6월, 나는 호노룰루에서 열린 맹인마라톤 15km 코스에 반주자(半走者)로 참가하여 눈이 보이지 않는 러너와 하나의 끈으로 연결되어 달릴 기회가 있었다. 끈이 서로 다른 조건의 두 주자를 하나로 연결해 주고 있었다. 행복한 경험이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장애가 신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신체를 진정으로 의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 : 무라카미 하루키

첫 경험 시간, 첫 경험 거리

수신 2007/10/13 23:21 Posted by 격물치지

춘천마라톤
10월 28일은 대망의 춘천마라톤이다.
3년전부터 매년 초 그 해 계획을 세울 때, 빠지지 않은 것이 마라톤 풀코스완주이다. 술, 담배 좋아하고, 게으르고, 뚱뚱한 나에게 마라톤은 가장 어려운 운동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회사 후배가 춘천마라톤을 이야기 하는 순간... 춘천마라톤이 아니면 올해도 계획이 수포로 갈 것 같아 신청을 했다

감량 계획,
주간 거리 계획,
절식, 절주 계획 등 화려한 계획들이 있었지만...

계획을 위한 계획
보름간의 유럽출장과 추석, 그리고 잦은 음주와 일관성 없는 훈력으로 계획은 그야말로 계획으로서의 의미밖에 없었다. 대회 2주 이내에는 너무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역효과가 있어 사실상 오늘이 마지막 훈력 기회, 막판 초치기 하는 수험생의 마음으로 훈련을 했다.

오늘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4시간에 걸쳐, 분당 중앙공원 외곽을 무려 11바퀴를 돌았다. 대략 거리는 30킬로미터...

첫 경험
하프코스는 4회 정도 뛰어보았지만 앞에 3자가 들어간 거리, 4자가 들어간 시간은 모두 첫 경험이다. 나는 이제 하프코스를 경험한 사람이 아니라 30킬로미터를 경험한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2주 후에는 풀코스를 경험한 사람이 될 거다. 내 경험의 한계를 넘는 것은 언제나 설레이는 일인 것 같다.

아픈 다리, 맑은 머리
코스를 마치고 다리를 풀려고 앉으려 했는데... 허벅지가 너무 아파 손으로 바닥을 집고 간신히 앉았다. 지금도 통증은 그대로이고... 오직 인간만이 생존을 떠나 자기 몸을 혹사하는 동물이 아닐까?
4시간 달리고 나니 머리가 맑아져서 좋다. 혹시 시간나면 혼자서 동네 공원을 한시간 정도만 달려보시라. 아픈 다리와 맑은 머리를 얻을 것이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해동공자 만 5세 생일에, 60개월 동안 한달에 한개 60개의 사진으로, 포토 에세이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가장 행복하게 포스팅을 했습니다. 블로깅이 장기적으.....

내 생애 최고의 생일선물을 안겨준... 정사임당, 해동공자, 나의 사랑하는 가족... 안성민!! 성공했다....

내 인생에 가장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 일 중 하나가 우리 아들 성장비디오 만들어 준 일입니다. 아내가 상차림이고, 풍선이고, 사진이고, 비디오고 뭐고 하나도 하지 않을테니 하.....

BLOG main image
격물치지 [格物致知]
모든 사물의 이치(理致)를 끝까지 파고 들어가면 앎에 이른다[致知]
by 격물치지

공지사항

Statistics Graph

카테고리

분류 (401)
격물치지 (111)
성의정심 (5)
수신 (13)
제가 (57)
치국 (48)
평천하 (0)
런던, 파리, 로마 가다 (27)
잡문 (43)
스크랩 (3)

달력

«   2012/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495,118
  • 7367
Tatter & Media textcube get rss

격물치지 [格物致知]

격물치지'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atter & Media
Copyright by 격물치지 [ http://www.ringblog.com ].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Tatter & Media DesignMyself!
격물치지'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atter &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