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수현이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
작년에 그렇게 유치원 가기 싫다고 울기도 하고, 친구들과 싸우기도 하더니,
벌써 여자친구를 사귀었나 보다.
이 동네에서 더 살고 싶은 맘 굴뚝같지만 훌쩍오른 전세값을
감당하기 힘들어 이사살 곳을 계약해 놓고... 이사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안수현: "난 이화 유치원에만 다닐거야!" "이사 안 갈꺼야"
나: "거기 가면 중앙공원도 있고, 눈썰매도 탈 수 있고, 개미집도 더 가깝고, 공기도 훨씬 좋아"
수현은 아직도 입이 대빨 나와있다.
나: "수현아 거기가면 니 방도 생길거야. 니 침대도 생기고, 니 책상도, 니 옷걸이도 생길거야"
수현, 눈 빛이 달라진다. 다른 건 몰라도 자기 방이 생기는 건 좋은가 보다.
수현모의 말에 의하면 며칠 전 친구집에 가서 잘 꾸민 아이방을 봤다고 하던데...
항상 아들에게 더 많은 길을 제시하는 아빠가 되겠다고 다짐했는데, 안수현이 보지 못한 세상은 얼마나 많을까?
다신 비자발적인 이사 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