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또 힘들어졌다. RV-1이 당연히 런던탑 정문에서 서는 줄 알았는데, 타워브리지나 런던타워 앞에서만 선다고 한다. 양쪽 다 20분은 걸어야 한다. 전철역은 가깝고… 정사임당은 타워브릿지로 가자고 했는데, 내가 갔던 길 싫다고 해서 정문으로 갔다가 낭패다. 원래는 테이트모던에 가기로 했는데… 답이 안나온다. 가까운 전철역으로 가서 급히 세인트폴 먼저 가자고 길을 나섰다. 런던탑에서 세인트폴까지 전철정거장은 몇 정거장 되지 않는데 환승이 가관이다.
지하철 노선도에는 약간 특이하게 환승 표시되어 있었지만, 환승이 완전 역을 빠져나가서 다른 역으로 가는 길이다. 거의 지하철 한정거장을 걸어서 다른 노선으로 탔다. 정사임당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한다. 폴 센드위치에서 간단히 아점을 먹은 뒤라… 배도 고프다. 날은 해가 나왔다가 다시 흐려지고, 바람도 거세다. 그렇게 세인트폴에 도착을 했다.
세인트폴에 대한 기대가 커서 들어가 보고 싶었는데, 오늘 하루종일 꼬인 일정 탓에 시간이 만만치가 않다. 겉에서 보고 살짝 안쪽을 들여다 보고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다들 컨디션이 좋지 않다. 낮이 되니까 더 졸려오고… 테이트모던을 가기 위해 밀레니엄 브리지를 건넜다. 최근에 만든 엣지있는 인도교이다. 원래는 테이트모던에서 세인트폴을 향해 걷는 것을 추천했는데… 우린 반대다.
그렇게 테이트모던에 도착했다. 워낙에 큰 규모에 어디서부터 무엇을 봐야할지 몰라. 한층정도 돌아보았다. 1~2시간에 볼 수 있는 그런 미술관이 아니다. 1층 큰 공터에서 해동공자 신나게 뛰어다닌다. 그래도 놈이라고 잘 노니 다행이다. 배고파서 커피에 샌드위치를 먹었다. 계속 식사는 부실하다.
식사를 하고 테이트모던 전망대에서 템즈강을 내려다 보니. 시원하다. 강과 문화 생활, 현대와 과거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벌써 지쳐버렸다. 그래도 오늘 해동공자가 고대하는 햄리스와 예약하는데 며칠이나 고생한 런던아이 일정이 남아있다.
테이트모던에서 나와 RV-1을 타고 코벤트 가든으로 갔다. 버스타고 전철타는 게 싫어서 햄리스를 걸어갈 방법을 찾았지만 쉽지 않다. 길을 묻고 묻고 하다가 다시 전철을 타고 피카딜리서커스로 갔다. 많이 지나쳐 왔지만 내리기는 처음이다. 갈 길이 바빠 광장에서는 잠시 기념 촬영만 하고… 리젠트 스트리트를 거쳐 햄리스로 향한다.
리전트 스트리트는 정말 특이한 거리다. 아마 내가 본 가장 특이한 거리 중 하나일 것 같다. 길이 아치형으로 휘어있고, 건물도 아치형으로 휘게 건축이 되었다. 그 큰 거리에 화려한 명품 샵들이 늘어서 있다. 파리의 샹제리제를 연상시킬 정도로 인상적인 거리이다. 그 거리에 세계최대의 완구점 햄리스가 있다.
너무 힘들게 도착해서 기운이 다 빠진 세인트 폴 성당 앞...
유럽 어디나 건물 앞 계단은 시민들의 휴식터다. 사실 시간만 있으면 종일 앉아 책도 보고 커피도 마시고 놀다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