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햇빛 쬐며 즐거운 배회를 끝내고, 라이언킹 극장으로 향했다. 구름이 끼고, 바람이 거세다. 정말 날씨가 변화무쌍하다. 해뜨고, 비 뿌리고, 해뜨고 비 뿌리고… 바람은 계속 불고… 정말 즐거운 얼굴로 나올 줄 알았던 해동공자 얼굴이 좋지 않다. 뮤지컬은 1부만 보고 2부내내 자다가 나왔다고 한다. 하긴 지금은 한국시간 새벽이 아닌가?
시차로 모두 정신이 없다. 게다가 바람이 너무 쎄서 해동공자는 똑바로 서서 걷지도 못한다. 계속 춥다고 하소연이다. ‘아차 이러다가 여행이고 뭐고 애 잡겠다.’ 해동공자를 안았다. 그리고 당장 옷을 사러 다녔다. 런던에서만 살 수 있는 멋진 런던 상징이 있는 옷을 찾았는데… 일요일 오후라 모든 상점이 다 빨리 문을 닫았다. 큰일이다. 아까 보았던 디즈니 상점으로 가서 급하게 옷을 샀다. 해동공자를 한시간도 넘게 안고 다닌 것 같다. 땀범벅에 바람이 부니… 나도 춥다.
여행전에 생각했던 샷들이 나오지 않는다. 그때는 이런 열악한 날씨, 시차, 피로감 등이 하나도 고려되지 않은 천국의 모습들이었는데, 현실은 아니다. 근사하게 식사해야지 하고 적어온 식당을 찾으려고 수소문을 해도 찾아지지가 않는다. 아점 이후로 굶은 우리들은 춥고, 배고프고, 피곤하고 삼중고다.
원래 파리에서 한번 가보기로 한, 벨고라는 벨기에 식당이 있어 들어갔다.
유명한 이름값을 해서 사람들은 많았다. 킹콩만한 웨이터가 불친절하게 주문을 받는다. 매콤한 홍합과 오리고기를 주문했다. 그런데 홍합은 따뜻한 치즈 스프가 국물이었고 약간의 고추가 들어 있는 것뿐이었다. 매콤한 고추 홍합을 기대했던 정사임당은 얼마 먹지도 않았다. 그 유명한 벨기에 맥주도 어디서 잘못시켰는지 별로다.
해동공자는 졸려서 거의 졸면서 먹었고, 정사임당은 별맛 없다며 즐겁게 먹지 못했다. 첫날 첫 디너도 그렇게 갔다. 힘든 몸을 이끌고 호텔로 돌아왔고, 우린 근처 편의점에서 산 맥주 한잔 먹고 잤다. 아~ 마음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