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기다림이었다.
긴 여행끝이었다. 씩씩한 내 아들 로마에서부터 나던 열이 떨어지지 않았다.
로마에서 내내 마음이 불편하다. 런던에 신종플루가 큰 유행이라는데...
비행기에서도 열이 높다. 해열제를 먹이면 1~2시간 괜찮다가,
또 열이 오른다.
일곱살한테 무리였어.
돈쓰고, 몸버리고...
정말 신종플루면 어떻게 하지.
자조와 한숨이다.
아빠! 나 신종플루야?
아빠! 치료하면 다 나아?
아빠! 나 혼자 검사 받는거야?
일곱살 아들도 애써 내색은 하지 않지만, 불안해 한다.
해열제를 먹이고 집에 가서 쉬고 병원에 가 볼까...
아님 공항에서 바로 열이 났다고 이실직고 할까...
저 아기, 열 난다!
공항 적외선 카메라 앞 검역원이 소리친다.
모든 사람들이 다 우리를 쳐다본다.
당초 공항에서 검사를 하자고 결심을 했다. 피한다고 피해질 일도 아니고...
하지만 마치 심산유곡에서 몇백년 산삼을 발견하거나, 망망대해에서 밍크고래를 발견한듯이
소리를 치니 기분은 좋지 않다.
그리고는 우왕좌왕...
우리보다 더 당황한다. 오히려 우리는 당황하지 않았다.
간단하게 입에서 조직을 체취했다.
8시쯤 연락주겠다고 귀가는 했다.
방독면 같은 마스크를 받았다.
짐 찾으러 가니 행방불명이다.
찾을 수는 있다고 한다.
거의 운수좋은 날 수준이다.
참 긴 기다림이었다.
집에 와서 김치찌개에 소주도 안 먹었다.
기다렸다.
만약 양성이면 보건서에 가야되는데...
그 다음은 뭐지... 인터넷을 찾아 봐도 없다.
내일 회사는 갈 수 있는지...
전화했다.
'네 음성이네요'
검사 나오고 바로 좀 알려주지.
그날 우린 막걸리 3병을 나눠먹고 기분 좋게 잤다.
이 해프닝도 우리 여행 추억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