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아들에게 년초에 편지를 쓰기로 했습니다.
작년에 쓴 편지입니다.
http://acando.kr/185
올해는 좀 늦었네요.
* * *
아들아!
요즘 부쩍 예민하고, 잘 토라지고, 눈물 많아진 아들아!
이제
아빠 때리고 아파하는 걸 보며 자지러지게 웃고,
과자하나만 사줘도 2~3시간 즐거워하고,
화가 나면 씩씩 대들며 덤비던,
그런 아기가 아니구나.
이제 너는 아기가 아닌 어린이가 되어가고 있다.
한편으론 서운하고,
한편으로 대견하다.
네가 요즘 마음에 갈등이 많다는 것은
네가 커가도 있다는 증거다.
이제 너도 네 마음을 탐구하는 여행길에 오른 것이다.
예전에는 무엇이든 있는 그대로 받아 들였다면,
지금은 자꾸 의문을 가지고 생각하고,
예전에는 갈등이 해소만 되면 되었는데,
지금은 갈등의 원인을 생각하니 마음이 불안정한 거 같다.
그런 너에게
아빠는
아빠는 어린 시절 잘 울지 않았다.
네가 좋아하는 장군들 봐라. 얼마나 씩씩했니.
남자는 잘 우는 게 아니야.
라는 말로 일관했구나.
40년 가깝게 살아온 아빠도 때론 길 잃은 아이처럼 주저 앉아 울고 싶고,
때론 주변이 칠흑같아 한 발자국 떼기도 힘든 때가 있는데
이제 탐구를 시작하는 네 마음의 갈등을 쉽게 생각했구나!
아들아!
충분히 갈등하고,
충분히 생각하고,
충분히 탐구해라.
그리고 더 성숙해 져라.
올해는
중이염으로 고생하지 말고,
분균형의 시기를 너무 혹독하게 보내지 말고,
읽고 싶은 책들 많이 읽고,
축구하면서 골도 많이 넣어라.
올해는
우리가족 같이 산에도 많이 가고,
배드민턴도 많이 치고,
캠핑도 자주 하자.
그리고 무엇보다도
행복해라! 아들아!
네가 있어서 아빠는 너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