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 일기예보와는 달리 날이 좋았다. 식구들 모두 컨디션이 좋지 않아, 외출을 하지 않으려다, 가까운 호암미술관을 향했다. 집에서 그냥 있기에는 가을이 너무 깊었다. 길을 나서니 볕도 좋고, 하늘도 맑고, 낙엽의 향도 그윽했다. 도착하자 마자, 자리를 펴고 김밥을 먹었다.
은행 나무 밑에서 김밥을 먹다.
오랜만에 본 가을 하늘
희원 한국 전통정원 컨셉의 희원은 아늑했다. 아기자기하고, 작은 풀꽃들, 이름모를 열매들... 그리고 공작새들이 정원을 거닐었다. 빨갛고 노란 단풍들, 어디에서도 물을 볼 수 있게 꾸며진 연못들... 정원안에는 연못이 있고, 멀리 정원밖에는 호수가 보인다.
멋진 소나무들, 통일신라시대의 돌들 탑들, 속이 텅빈 모과나무들... 미술관 앞 풍경들이 미술관 안의 작품보다 빛났다.
멋진 단풍
단풍잎을 따는 안수현
줄기가 텅빈었지만 호박만한 모과를 잔뜩 맺은 모과나무...
미술관에 들어가다.
오랜만에 제대로 신난 안수현
그림속의 글 요즘 기획전시하고 있는 테마, 옛 그림속의 글들... 인상적인 김홍도의 추성부도, 장승업의 그림들... 전시장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본 글귀,
시는 형체가 없는 그림이고, 그림은 말이 없는 시다.
그렇게 자연과 옛그림과 옛글들과 우리 가족 짧은 만추여행은 끝났다. 호암미술관을 안 이상, 1년에 2번은 꼭 올 것 같다. 물, 나무, 미술이 그리우면 이곳을 찾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