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살 안수현과 터미네이터2를 본다. 물론 글씨를 모르는 놈이 자막내용을 알리도 없고... '아빠, 저 아줌마는 왜 싸워?', '누가 좋은 터미네이터야?', '저 형아는 왜 도망가?', 중요한 장면마다 '모라고 해?' 끝없는 질문 공세... 당해 본 사람을 알 것이다. "어 잘 몰라 ^^"
나는 옆에서 책이나 보고 있다.
마지막 장면, 안수현은 역시 터미네이터의 종말에 관심이 많다. 일단 액체 터미네이터가 용광로에 빠지고, 그 다음 '착한' 터미네이터가 빠진다. 영화가 끝나고,
안수현: 아빠 왜 액체 터미네이터는 용광로에서 허우적 되는데, 착한 터미네이터는 허우적 되지 않아? (영화를 기억하면 액체 터미네이터는 대단히 고통스럽게 종말을 맞는데, 착한 터미네이터는 조용히 없어진다. 생각해 보니 이상하다. 액체 터미네이터가 고통을 느낀 적이 있었나? 착한 터미네이터도 그렇고...) 나: 어~~ 그러게~~ 잘 몰라!
다음날...
안수현: 아빠 내 생각엔 액체 터미네이터는 용광로에 빠질 준비가 되지 않고 빠져서 허우적된 거고, 착한 터미네이터는 준비가 되어서 그냥 들어간 거 같아! 나: ...(할말이 없다. 난 단 한번도 제기 하지 않은 의문을 제기하고 스스로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을 내다니... 그러고 보면 일리가 있는 말이다.)
어린이의 눈이 더 진실을 잘 보는 것 같다. 나는 당장 책은 덮어 놓고 그 눈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배워야 겠다.